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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 NEWS

가글로 입냄새가 완치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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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글로 입냄새가 완치되지 않는 이유

[김현정의 입속 탐험]

입냄새는 전세계 사람들이 겪고 있는 구강문제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입냄새 때문에 치과에 방문한 사람의 약 30%는 가스크로마토그래피(gas chromatography. 기체를 이용해 혼합물에서 개별 화학 성분을 분리하고 식별하는 기술)를 통해 입냄새를 측정해도 구취가 검출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생리적 입냄새나 구취공포증(halitophobia)일 수 있습니다. 가스크로마토그래피로 입냄새가 검출되고, 입냄새가 자신이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며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때는 병적 구취로 진단합니다. 입냄새의 85~90%는 입안에서 발생하며, 나머지는 전신질환이나 비강, 상기도의 염증 등에 의해 생기기도 합니다.

생리적 입냄새의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1)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직후: 수면 중에는 침분비가 중지되어 입안에 남아있던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하게 되고 구강세균이 증식하면서 입냄새가 발생합니다.

2) 긴장 시: 건강한 사람도 긴장할 경우 입이 마르고 이로 인해 입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3) 연령 증가: 나이가 들면서 침샘 기능이 저하되어 입냄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호르몬 변화: 월경, 임신 등의 과정에서 생기는 호르몬의 변화로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5) 혀뿌리의 설태: 혀뿌리에는 구강세균이 많아 입냄새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6) 흡연과 음주: 흡연과 음주는 입을 마르게 하여 입냄새를 증가시킵니다.

7) 냄새나는 음식물 섭취 후: 마늘이나 양파 등 냄새가 강한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는 당연히 입냄새가 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입냄새가 심해집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명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입마름과 입냄새는 중요한 건강 문제입니다. 많은 노인들이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물 한 컵을 마시지만, 삼킴곤란을 겪는 분들은 뜻하지 않게 입안을 헹군 물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으로 열이 나고 기침이 날 수 있습니다. 50대 중반인 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강세정기를 사용해 500mL의 물로 구강을 세척합니다. 놀랍게도 구강을 세척하고 난 후 투명한 통에 담긴 500mL의 물은 누렇게 탁해집니다. 나름 열심히 구강관리를 하는데도, 밤 사이 침이 안 나오니 이렇게 관측이 됩니다. 그런데, 노인들의 입안에 고여있는 침은 약 1mL입니다. 그렇다면 그 침의 500배를 희석한 물이 이렇게 탁하다면 엄청나게 많은 구강세균이 아침 한 모금의 물에 담겨 폐에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소 입을 잘 헹구는 것이 폐렴 방지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낍니다.

그렇다면 평소 입냄새 관리는 어떻게 할까요?

우선 입냄새의 주요 원인인 충치, 말썽부리는 사랑니, 만성치주염과 같은 치과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만성치주염은 난치성 구강내 염증질환이라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부비동염이나 편도결석과 관련된 입냄새가 의심된다면 이비인후과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구강관리로는 입이 마르지 않게 하는 것과 입냄새의 주된 원인인 설태를 하루 한 번 이상 규칙적으로 닦는 것입니다. 칫솔질하면서 혀도 함께 닦아주는 것이 좋으나 칫솔을 사용하면 혀에 상처가 날 수 있으므로, 혀를 닦는 전용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하자면 건강하고 청결한 구강위생을 항상 유지하는 것이 입냄새 관리에 가장 중요합니다.

입냄새 제거에 도움이 되는 여러 종류의 가글 제품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글 제품은 염화아연(zinc chloride)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염화아연 농도가 낮더라도 장기간 사용은 미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치아가 착색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클로로헥시딘(chlorohexidine)과 같은 소독제는 구강자극, 미각변화, 치아탈색뿐만 아니라 구강유익균에도 영향을 미쳐 장기간 사용하면 구강 미생물총(microbiome)이 몸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가글 제품은 중요한 미팅 전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병관리청은 다음과 같은 입냄새 예방관리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스트레스나 피로는 침의 분비를 저하시켜 입냄새가 증가하므로 스트레스를 관리하여 입마름이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2. 올바른 칫솔질 및 혀닦기를 합니다. 특히 혀뿌리에 있는 바이오필름인 설태를 잘 제거합니다. 치실을 사용하지 않으면, 치주염으로 인한 입냄새 발생이 증가하므로 하루 한 번 치실을 사용합니다.
  3. 일년에 한두번 치과를 방문하여 구강검진 및 스케일링하여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합니다.
  4.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황이 다량으로 들어가 있는 양파, 마늘, 파, 고사리, 달걀, 겨자, 파래, 고추냉이 같은 음식들은 자제하고, 몸에 좋은 신선한 채소나 과일, 물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5. 무설탕 껌은 침분비를 촉진시켜 입냄새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6. 평소 심호흡과 규칙적으로 운동합시다.
  7. 잘 때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입마름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입냄새의 주된 원인은 혐기성 구강세균들이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를 대사하면서 황화수소, 이산화황, 메틸머캅탄 등의 휘발성 황화합물을 생성하는 것입니다. 가스크로마토그래피로 휘발성 황화합물들이 검출되면 진성 구취로 진단합니다. 이 경우엔 치과나 이비인후과, 혹은 내과에서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입냄새의 원인은 혀뿌리에 있는 바이오필름인 설태에서 비롯됩니다. 평소 칫솔질뿐만 아니라 구강점막 관리를 포함하는 철저한 양치질로 입냄새를 관리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5841

Kim H. J., Kim J. B. Reduction in malodor, gingival index and plaque index after 4-week use of new concept oral irrigator.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Oral Health 2022;46:9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