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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강 위해 사용되는 불소의 근거는?
[김현정의 입속 탐험]
우리가 마시는 물에 포함된 불소는 위와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돼 주로 뼈, 치아 등 경조직에 침착되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불소는 칼슘과 같은 필수 미량 원소는 아니라서, 필요량을 결정하는 근거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일일 섭취량으로 표시되는데, 유아는 0.7mg, 성인 여성은 3mg, 성인 남성은 4mg씩 매일 필요합니다. 불소 섭취가 부족하면, 특히 어린이에게서 충치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외국에서는 1년에 약 200일 동안 하루에 약 200mL의 불화우유를 마시라고 추천하기도 합니다.
충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스위스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불화소금은 소금 1kg에 불소 250mg 불소를 첨가한 것으로, 미국과 남미 대부분 국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음용수에 들어있는 불소는 약 0.01~100ppm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 생수에는 1.5ppm 미만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생수병에 표시된 불소는 0.1ppm 이하가 대부분이라 거의 들어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역삼투 방식의 정수기가 생활화된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히려 불소 섭취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불소 급성 독성 증상으로는 통증,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에 3년 5개월 된 여아에게 엄마가 훈육을 위해 치약 50g을 입에 짜 넣어 물린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먹은 후 복통과 토혈로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2일 후 별다른 합병증 없이 퇴원했습니다. 물론 엄마는 아동학대로 신고되었습니다. 만성 불소 독성반응은 치아가 얼룩덜룩해지는 치아불소증입니다. 수돗물 불소화가 중단된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생합니다.
수돗물 불소화를 반대한 사람들의 합리적인 근거는 무엇일까요?
챗GPT의 답변은 다양한 시각에서 수돗물 불소화를 반대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과학적 논란과 불확실성’은 대단히 잘못된 대답입니다. 수돗물 불소화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50년 이상 수천 개의 논문에서 다각도로 제시했습니다. 불소 과다 섭취에 대한 잠재적 위험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미국과 같이 수돗물 불소화가 보편화한 경우에도 불소 독성에 관한 근거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공중보건은 경제성 원칙에 의해 결정되며, 현재까지 알려진 구강보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충치 예방을 위한 불소의 이용입니다.
치과 치료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예방 치의학의 확대는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여전히 중요합니다. 특히 치과 치료가 힘든 어린이들의 충치는 예방 가능한 질병이며, 불소는 효과가 확실한 예방제입니다. 때문에 여러 가지 불소 사용법에는 불소 권장농도, 사용빈도 및 복용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소 독성의 잠재적이고 심각한 위험을 강조하면서 수돗물 불소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불소의 이점은 주로 국소적이므로 불소를 섭취하는 대신 치아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량의 이온화된 불소는 탈회된 법랑질에 더 쉽게 흡수가 되기 때문에 구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어린이, 장애인, 구강관리가 불가능한 뇌줄중 같은 급성기 환자나 항암 치료 중인 환자, 노인들에게 특히 유용한 물질입니다. 불소는 먹고 마시기보단 입안에 국소적으로 매일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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