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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충치 원인 물었더니 이런 황당한 대답을?
[김현정 교수의 입속 탐험] 챗GTP가 대답한 충치 원인
“사흘 동안 이를 닦지 않고 앞니 잇몸에 남아 있던 것을 채취해 들여다보니 살아있는 생물 몇 마리가 보였습니다.” – 1670년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네덜란드의 현미경 개발자)
우리 입안에는 흔히 아는 세균뿐만 아니라, 세균을 잡아먹는 박테리오파아지, 바이러스 등 다양한 미생물들이 복잡한 생태계, 즉 미생물총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을 때마다 새로운 먹이들이 끊임없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의 면역계와 상호작용하며 구강건강뿐만 아니라 온몸의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치과질환의 대부분인 치아우식증(충치)과 치주질환은 구강세균과 관련된 질병입니다.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S. mutans)와 같은 세균은 산성(酸性) 환경을 좋아해 음식 속의 당을 분해해서 산을 만들어 치아에 구멍을 냅니다. 반면에 치주질환의 주요 원인균인 진지발리스(P. gingivalis)는 산소를 싫어해 잇몸 속 깊은 곳에서 잘 자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과에서 잇몸을 치료하더라도 잇몸 속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이 다시 번성해 만성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입 안의 그 많은 세균들을 칼로 무 자르듯이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나눌 수 있을까요? 정상인도 충치와 치주질환과 관련된 유해균들은 갖고 있습니다. 필자가 존경하는 구강세균 연구자인 국중기 원장은 “충치가 산에 취약하기 때문에 유산균이라고 하지 않고 유익균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합다. 또한 구강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유해균이고, 그렇지 않으면서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세균을 유익균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적극 지지합니다. 오늘은 구강세균에 대하여 챗GPT 에게 물어봤습니다.
대답이 꽤나 그럴 듯한데, 엉뚱하고 알맹이가 없습니다. 혹시나 하여 다시 질문하였습니다.
챗GPT는 미생물 검색에는 취약한 것 같습니다. 구강세균에 대한 챗GPT와 대화는 검색환경에 따라 답이 서로 다르고, 확실히 동문서답입니다. 무엇보다 충치의 원인균인 뮤탄스균은 둥근 세균들이 포도처럼 뭉쳐있는 세균이 아니라 사슬 모양으로 나란히 붙어 있는 연쇄상구균(連鎖像球菌, Streptococcus)입니다. 그리고 포도상구균(葡萄狀球菌)은 영어로 ‘Gram-positive bacteria’가 아니라 ‘Staphylococcus’입니다.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치아에 붙어있는 플라그에는 현재까지 600종 이상의 다양한 세균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뮤탄스균을 포함하는 연쇄상구균들은 전체 구강세균의 20%를 차지하며, 플라그의 생성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충치가 전혀 없는 사람의 입안에서도 전체 연쇄상구균의 약 40%를 차지하는 뮤탄스균이 발견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갓 태어났을 때는 무균상태인 영아의 입 안에 생기는 뮤탄스균은 주로 부모을 통하여 아이의 입으로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충치의 원인은 후천적 환경 탓일까요? 충치는 뮤탄스균 하나의 원인에 의해 생기기보다는 유전적 이유, 식이, 구강관리 등을 비롯한 생활습관, 면역계,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다가 어떤 특이점을 지나면 구강유해균들이 창궐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이때 생깁니다. 100세 장수시대, 구강건강을 위하여 어렸을 때부터 구강세균, 구강에 좋은 음식들과 양치질, 더 나아가 건강한 생활습관들에 대한 지식습득과 반복을 통한 습관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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