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치료적 세정'으로 입냄새 제거해요
[김현정의 입속 탐험]
입냄새의 주요 원인은 바이오필름을 구성하는 구강세균들, 특히 혀뿌리의 설태를 구성하는 혐기성 세균들입니다. 술·담배를 즐기는데 입마름이 심하면 입냄새가 독해지면서 조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입 속의 바이오필름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 몸이 외부 환경과 접하는 입속, 폐, 위장관, 요로 등 신체 부위와 비위관(콧줄) 등의 의료기기 표면에는 만성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오필름이 쉽게 형성됩니다. 이 바이오필름에 있는 세균들은 고분자 물질로 둘러싸인 세균 공동체로서 매우 효과적인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어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항생제와 방부제가 이런 바이오필름을 완전히 제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반복되는 감염을 조절하기 위해 항생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며 감염 제어 효과가 저하되고 내성균이 선택적으로 살아남아 계속 증식하게 됩니다.
치료적 세정(Therapeutic irrigation)은 세척 또는 라바지(lavage)라고도 합니다. 흐르는 물이나 많은 양의 액체를 사용해 몸이나 상처를 충분히 씻어내어, 감염 공간에 존재하는 세균 수와 농도를 줄이는 치료행위입니다. 치아의 근관세척, 코세척, 기관지폐포세척(Bronchoalveolar lavage, BAL), 천공된 충수염으로 복막염이 의심될 때 시행하는 복막세척 등이 있습니다.
치과질환은 십중팔구 충치나 치주질환인데, 구강세균, 특히 'S. mutans'와 'P. gingivalis'가 주요 원인균으로 각각 관여합니다. 이러한 구강세균들은 바이오필름인 플라그를 구성하는 주요 인자들입니다. 치과질환 대부분은 일상에서 올바른 구강관리로 예방 관리됩니다.
내년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합니다. 백세 장수시대에 노인들의 건강 유지에 특히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의 치주질환 예방 관리입니다. 더구나 치주질환과 입냄새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노인들은 흔히 입마름을 자주 겪습니다. 입마름이 생기면 침 분비가 감소해 하루종일 일어나야 할 입안 청소(oral cleaning) 기능이 크게 약화합니다. 다채널 구강세정기인 코모랄로 입안을 헹구어 관찰해 본 결과, 거의 모든 65세 노인들에게서 칫솔질 후에도 음식물 찌꺼기가 관찰됩니다. 이런 음식물 찌꺼기를 혀뿌리에 남아있는 구강 세균이 먹고 증식하면서 입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여기서 잠시 쉬면서, 구강에 접촉하는 음식 외 물질에 대해서도 알아봅시다.
구강관리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방부제인 파라벤류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인체용 제품에 방부제로 장기간 쓰였으나, 2000년대부터 몸에 흡수된 파라벤류가 인간의 성호르몬과 구조가 유사해 내분비계통을 교란할 수 있다는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유방암 조직에서 파라벤 성분이 발견되면서 발암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피부에 사용하는 제품을 구매할 때는 성분들을 자세히 확인합니다.
구강점막은 피부장벽에 비해 훨씬 얇아 피부에 비해 더 쉽게 몸에 흡수됩니다. 흥미롭게도 구강점막은 약물 전달의 중요 통로입니다. 혀, 볼, 잇몸 등 구강점막을 통해 체내로 직접 약물을 전달하면, 약물이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고 점막에서 혈류로 직접 흡수되므로 먹는 약보다 흡수가 잘 됩니다. 특히 의약외품인 치약이나 가글액 등에서 식약처 허용 농도인 0.1% 이하로 파라벤류 방부제를 사용한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100세 장수시대에 100세까지 보전하는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구강용품 선택할 때 성분들을 확인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노인들의 구강은 자극에 취약해 계면활성제인 SLS와 파라벤류 방부제가 포함되지 않은 치약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100세까지 사용할 몸, 어려서부터 좋은 건강습관으로 스스로 유지관리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냄새의 주된 원인은 구강세균인데, 이를 예방 관리하려면 입안을 잘 씻어내야 합니다. 입에서 냄새가 나면 자신감과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일어나는 대인기피, 적응장애 등 여러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입냄새로 인한 심리적 위축은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하여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성과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입냄새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직업적 스트레스는 불안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져 개인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평소 입냄새로 고민하시는 분들은 원인을 찾는 노력을 하시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Amankwah S, Abdella K, Kassa T. Bacterial Biofilm Destruction: A Focused Review On The Recent Use of Phage-Based Strategies With Other Antibiofilm Agents. Nanotechnol Sci Appl. 2021;14:161-177.
Kim H. J., Kim J. B. Reduction in malodor, gingival index and plaque index after 4-week use of new concept oral irrigator.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Oral Health 2022;46:92-98.
관련링크
- https://kormedi.com/1698909/ 66회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