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나이들면 왜 치과질환이 잘 생길까? “입이 마르기 때문이죠”
[김현정의 입속 탐험]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생수 큰 병 하나, 즉 1000~1500 mL 정도의 침을 분비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침 분비가 감소하면서 구강건조증이 나타나는데요. 65세 이상 건강한 어르신의 30%, 고혈압 당뇨 우울증 등으로 여러 약물을 먹고 있는 어르신의 약 50% 이상에서 발생합니다. 우리는 어떤 원인이든지 침 분비가 감소하면 입안이 마르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지면, 침 분비가 감소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입이 말랐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구강건조증(xerostomia)은 주관적으로 입이 마르다고 느낄 때 사용하고, 입마름(dry mouth)은 주관적이거나 탈수 등의 원인으로 침 분비가 감소해 혀가 바짝 말랐을 때 사용합니다.
구강건조증은 노화와 연관되지만 노화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오히려 호흡기질환이나 신장질환으로 몸의 수분 균형이 맞지 않거나, 복용하는 약물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침을 분비하는 타액선은 타액 분비량이 정상의 50% 이하로 감소될 때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마름으로 큰 불편을 느끼지 않습니다. 즉 먹고, 말하고, 삼키는 동안 입이 말라 불편하다면 타액 분비량이 많이 감소한 것입니다.
입이 자주 마르면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만성치주염)가 생기거나 악화하기 쉽습니다. 또한 구강점막염, 구강궤양, 구강 내 곰팡이 감염, 혀 통증, 구취가 생길 수 있고 입안이 화끈화끈하거나 미각이 변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구강건조증과는 다르게 일차성 구강건조증은 타액선 종양, 감염, 방사선 치료, 쇼그렌 증후군 등 타액선의 문제로 생기는 입마름입니다. 더구나 노인들에서 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위중한 질환이 생기면 구강관리가 안 된 상태에서 입마름은 치과질환 발생뿐만 아니라 노인 사망 원인 1위인 흡인성 폐렴의 중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다음에 다루겠습니다.
물을 마셔도 해결되지 않는 심한 구강건조증이 있으시면, 제일 먼저 드시는 약부터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현재까지 약 500여 종의 약물이 침 분비를 줄이거나 침의 성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알레르기 치료에 쓰는 항히스타민제와 우울증·불면증 치료제가 심하게 입마름을 일으킵니다. 구강건조증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노년층은 타액 분비에 영향을 주는 약을 한 가지 이상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이 약물로 인한 구강 건조는 일시적으로 침 분비가 줄었다가 약을 중단하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침샘 부위의 방사선 치료나 쇼그렌증후군에서는 지속적으로 침 분비가 감소하므로 치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구강관리에 더욱 신경 쓰셔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챗GPT에게 질문했습니다.
대단합니다. 제가 치과질활이라고 잘못 표기해도 똑똑하게 알아듣고 대답을 합니다. 저도 챗GPT에 익숙해지고, 챗GPT도 저에게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구강세정기 관련 제 논문 작업의 결과가 학습되어 오타가 있는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하는 게 아닌가 싶어 살짝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질문에는 답을 못 하겠지!’ 하고 다시 질문했습니다.
정답에 근접합니다. 참고로 파킨슨병에 사용되는 약들도 입을 마르게 합니다. 점점 챗GPT와 함께 노는 게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 챗GPT가 나왔을 때 의학과 관련된 데이터는 학습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대답은 구강건조증 관련 리뷰 논문에 있는 내용과 흡사합니다. 전에 괜히 대답이 엉뚱하다고 핀잔 준 것이 미안해져서, 이번에는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의문이 생겼습니다. 저와 챗GPT와의 관계가 맞춤형 관계일까요? 아니면 누구에게나 같은 질문을 하면 같은 대답을 하는 일반적인 관계일까요?
오늘은 구강건조증과 입마름증을 구별하고, 심한 구강건조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약물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구강건조증은 신장 기능이 괜찮다면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입마름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충치, 치주질환, 점막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더욱 더 구강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마치겠습니다.
관련링크
- https://kormedi.com/1662904/ 132회 연결